코스피 지수가 한 달 사이 크게 출렁이다 처음 수준 근처로 돌아왔다고 가정해봅시다. 지수만 보면 손해가 거의 없어야 할 것 같은데, 같은 기간 계좌의 레버리지 ETF 잔고를 확인해보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마이너스가 찍혀 있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계산이 잘못된 게 아닙니다. 레버리지 ETF가 설계된 방식 자체에 그 답이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의 ‘2배’가 뜻하는 것
레버리지 ETF가 추종하는 것은 “이번 달, 이번 해 전체 수익률의 2배”가 아닙니다. 하루 수익률을 그날그날 2배로 맞추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다음 날은 또 전날 종가를 기준으로 새로 2배를 맞춥니다. KODEX 레버리지 같은 국내 대표 상품도 기초지수(KOSPI200)의 일별수익률을 2배로 추종한다고 공식 상품자료에서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 “매일 다시 배수를 맞추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클수록 기간 전체 수익률과 실제 결과 사이의 차이가 커집니다.
직접 계산해보기: 왕복 손실
숫자로 확인해보면 이 현상이 훨씬 명확해집니다.
사례 1: 20% 올랐다가 20% 떨어진 경우
- 기초지수: 100 → 120(+20%) → 96(-20%) = 최종 -4%
- 2배 레버리지: 100 → 140(+40%) → 84(-40%, 140의 40%인 56을 뺀 값) = 최종 -16%
기간 전체만 보면 “-4%의 두 배니까 -8%”를 예상하기 쉽지만, 레버리지 ETF는 하루 수익률을 매일 2배로 적용하기 때문에 실제 결과는 -16%가 됩니다. 상승률과 하락률이 같은 숫자라도, 그 비율이 적용되는 기준금액(120과 96)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완전히 상쇄되지 않는 것입니다.
사례 2: 2% 올랐다가 2% 떨어진 경우
- 기초지수: 100 → 102(+2%) → 99.96(-2%) = 최종 -0.04%
- 2배 레버리지: 100 → 104(+4%) → 99.84(-4%) = 최종 -0.16%
등락 폭이 작아도, 오르내림이 반복될수록 레버리지 상품의 손실은 지수보다 크게 벌어집니다.

변동성 끌림이란 무엇인가
이 현상을 변동성 끌림 효과(Volatility Decay)라고 부릅니다. 다만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 있는데, 이 효과는 거래비용이나 보수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위 계산에는 수수료를 전혀 넣지 않았는데도 -16%, -0.16%라는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원인은 순수하게 “일일 수익률이 매일 새로운 기준금액에 복리로 적용되는” 수학적 구조입니다.
그리고 변동성 끌림은 “무조건 매일 손실”을 뜻하는 것도 아닙니다. 방향성 없이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면 레버리지 ETF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반대로 같은 방향의 추세가 이어지면 이 복리 구조가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추세가 이어지면 유리해질 수도 있다
사례 3: 10% 오르고 다시 10% 오른 경우
- 기초지수: 100 → 110(+10%) → 121(+10%) = 최종 +21%
- 2배 레버리지: 100 → 120(+20%) → 144(+20%) = 최종 +44%
단순히 “+21%의 두 배는 +42%”라고 예상하면 틀립니다. 같은 방향으로 꾸준히 움직이면 일일복리 효과가 유리하게 작용해 단순 2배보다 더 높은 성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세 사례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시장 경로 | 기초지수 결과 | 2배 레버리지 결과 | 특징 |
|---|---|---|---|
| +20% → -20% | -4% | -16% | 등락 반복으로 불리하게 작용 |
| +2% → -2% | -0.04% | -0.16% | 작은 변동도 반복되면 차이 발생 |
| +10% → +10% | +21% | +44% | 같은 방향 추세에서는 유리하게 작용 |
즉 레버리지 ETF는 “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가치가 깎이는 상품”이 아니라, 시장이 어떤 경로로 움직였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상품입니다.

박스권에서 레버리지 ETF가 불리해질 수 있는 이유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는 박스권 장세에서는, 지수가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와도 레버리지 ETF에는 손실이 남을 수 있습니다. 사례 1·2가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 상황입니다. 급격한 하락장 하루 동안의 손실폭(지수 -20%면 레버리지 목표수익률은 약 -40%)이 더 클 수도 있으므로, 박스권만이 유일한 위험 구간이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눈에 잘 띄지 않게 변동성 끌림이 누적되는 환경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실제 ETF에는 비용도 추가된다
여기까지 설명한 변동성 끌림은 보수나 거래비용을 제외해도 발생하는 구조적 효과입니다. 실제 ETF에서는 여기에 별도의 운용비용이 추가됩니다.
KODEX 200의 총보수는 연 0.150%이고, KODEX 레버리지의 총보수는 연 0.640%입니다. KODEX 레버리지의 경우 2026년 5월 12일 기준 기타비용까지 포함한 합성총보수는 연 0.6527%였고, 직전 회계연도 기준 증권거래비용 0.6456%가 총보수와는 별도로 발생했습니다.
레버리지 ETF는 선물 등 파생상품을 활용해 목표 익스포저를 관리하는 구조이며, KODEX 레버리지처럼 일반 지수 ETF보다 운용보수가 높은 상품도 있습니다. 총보수와는 별도로 펀드 내부의 실제 매매 과정에서 증권거래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일에도 정확히 2배가 아닐 수 있다: 2026년 8월 괴리율 사례
2026년 8월 3일, KODEX 레버리지의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NAV)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면서 지수보다 훨씬 큰 폭으로 가격이 움직인 일이 있었습니다.
이날 코스피200은 전 거래일 대비 5.74% 내린 986.72로 마감했는데, KODEX 레버리지는 15.57% 급락했습니다. 지수 하락률의 약 2.7배에 해당하는 낙폭입니다.
원인은 변동성 끌림이 아니라 괴리율이었습니다. 직전 거래일인 7월 31일 코스피200이 하루 19.98% 급등하며 지수 ETF에 매수 주문이 몰렸고, 이 매수세가 유동성공급자의 대응 범위를 넘어서면서 KODEX 레버리지의 시장가격이 실제 순자산가치보다 4.70% 비싸게 형성됐습니다. 8월 3일 이 괴리가 되돌아오는 과정에서 시장가격 낙폭이 지수보다 훨씬 커진 것입니다.
실제로 실시간 추정순자산가치(iNAV) 기준 하락률은 11.31%로, 지수 하락률의 2배인 11.48%와는 0.17%포인트 차이에 불과했습니다. 즉 펀드 자체는 정상적으로 2배 추종을 하고 있었고, 시장가격과 NAV 사이의 일시적 괴리가 크게 벌어졌다가 되돌아온 것이 진짜 원인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거래할 때는 시장가격뿐 아니라 실시간 추정순자산가치(iNAV)와 괴리율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2026년,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가 강화됐다
국내 레버리지 ETF·ETN에는 이미 2020년 9월부터 사전교육 이수와 기본예탁금 제도가 적용되고 있었습니다. 이 기준은 KODEX 레버리지 같은 지수형 레버리지 상품에 지금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2026년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개별 종목을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별도의 규제가 추가로 강화됐습니다. 2026년 7월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기본예탁금이 현금 3,000만원으로 상향되고 주식·ETF·채권 등 대용증권은 예탁금으로 인정되지 않게 됐습니다. 이어 2026년 8월 19일부터는 ETF·ETN 전반의 괴리율 관리 기준이 국내 2%, 해외 5%로 강화되고, 국내·해외 상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신규 투자하려는 개인은 모의거래를 먼저 이수해야 합니다.
이 가운데 현금 3,000만원 기본예탁금과 신규 투자자 모의거래 의무화는 개별 종목을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적용되는 추가 조치입니다. KODEX 레버리지 같은 일반 지수형 레버리지 ETF의 기본예탁금이 이번 조치로 3,000만원으로 오른 것은 아닙니다. 다만 괴리율 관리 기준 강화는 ETF·ETN 전반에 적용됩니다.
레버리지 ETF, 장기 보유해도 될까
레버리지 ETF는 장기 기간수익률의 정확한 2배를 제공하도록 설계된 상품이 아닙니다. 장기 보유 자체가 수학적으로 항상 손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1년·2년 단위의 결과는 그 기간 동안 시장이 어떤 경로로 움직였는지에 크게 좌우됩니다. 강한 상승 추세가 길게 이어지면 단순 2배보다 더 높은 성과가 날 수도 있고, 방향 없이 등락이 반복되면 지수보다 훨씬 못한 성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지 않은 채 일반 지수 ETF처럼 장기 보유하는 것은 권장하기 어렵습니다.
핵심 요약
- 레버리지 ETF는 지수의 기간 수익률이 아니라 일간 수익률의 배수를 매일 새로 맞추는 방식으로 추종합니다.
- 이 구조 때문에 방향 없이 등락이 반복되면 변동성 끌림 효과로 기초지수보다 손실이 커질 수 있고, 반대로 같은 방향의 추세가 이어지면 단순 2배보다 더 높은 성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 2026년 8월 3일에는 코스피200이 -5.74%인 날 KODEX 레버리지가 -15.57% 하락한 사례가 있었는데, 이는 변동성 끌림이 아니라 전날 급등 과정에서 벌어진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의 괴리가 되돌아온 결과였습니다.
- 2026년에는 ETF·ETN 전반의 괴리율 관리 기준이 강화됐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는 현금 3,000만원 기본예탁금과 신규 투자자 모의거래 의무화 등 추가 규제가 적용됐습니다.
주요 참고 자료
- 삼성자산운용. KODEX 200 ETF 상품정보. 총보수 연 0.150%.
- 삼성자산운용. KODEX 레버리지 ETF 상품정보. 총보수 연 0.640%, 합성총보수 연 0.6527%(기준일 2026-05-12).
- 금융위원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시장 안정화 방안 보도자료. 2026-07-16.
- 금융위원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기본예탁금 강화 조기시행 보도자료. 2026-07-24.
- 금융위원회. 8.19일부터 괴리율 관리가 강화되고 모의거래가 의무화됩니다. 2026-08-12.
- 서울파이낸스(박시형 기자). KODEX 레버리지, 지수 2.7배 빠졌다···삼성운용 “선물 변동성 탓”. 202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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